노넴

언제고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마지막 대회에서 새파랗게 어린 후배의 팀에 지고 돌아가던 날에도 그렇게 생각했고, ‘그 사건’ 이후로 입시 원서를 쓸 때도 ‘만에 하나’라는 불안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설마 했던 그런 일이 현실로 일어난 후에 우리는 함께 있지 않은 게 원래의 자리를 찾아가는 일인 것처럼 서로에게서 멀어져 뒤도 돌...

오메가버스 엠프렉 요소 있음.

처음 맡게 된 냄새였다. 조금 더 본질적이었고, 본능적인 냄새. 계속 숨을 들이켜게 만드는 냄새였지만, 몸은 조금씩 위축되었다. 깨달음이라는 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지만, 나는 간단히 이 본질에 가까워졌다. 그건 본능이었기 때문이었다. 오이카와 토오루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같은 본질과 본능의 연장선에 있었다. 간단했다. 오메가가 알파를 사랑하는 것. ...

❝아무 힘도 없을 것 같은 그 믿음이… 나를 살리고 있었다.❞ Across The Universe 1. 우리는 하나의 우주에 존재했다. 같은 공간과 시간에 존재해 함께 있었다. 그렇게 함께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감정이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사랑. 서로를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감정의 방향까지 분명했지만, 우리는 가끔 다투기도 했고, 또 아무렇지 않게 화해했다...

오메가버스, 엠프렉요소 있음

1. 우리는 평범한 연애를 하고 있었다. 서로의 집은 차로 5분 거리, 누구의 집이라는 경계가 없이 오고가며 지냈고 어젯밤에도 우리는 함께였다. 평범한 연애. 분명히 평범했다. 보는 사람들의 눈엔 그럴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바닥에 앉은 오이카와 토오루의 어깨엔 얼음 한 팩이 놓여 있었고, 나는 소파에 앉아 그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성별뿐만 아...

오이카와 토오루, 그에게 받은 사랑만으로도 모든 것이 충분했음을 답합니다. 아주 좋은 날, 이와이즈미 하지메가, 이와이즈미 하지메에게. 그리고 사랑한 모든 기억에게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열애 마지막 기억은 PT를 끝내고 돌아온 사무실 모습이었다. 깐깐한 클라이언트였고, 규모가 제법 큰 사업에 입찰을 위한 PT를 한 달 넘게 준비했었다. PT는 여러 업체가...

+이와쨩이 우리 엄마예요?! / 오메가버스, 엠프렉요소 포함

0. 전염성이 심한 열은 불쑥 이와이즈미의 가슴을 훑고 지나가 빠르게 오이카와의 손에 닿았다. 손바닥에 닿는 낯선 체온에 잠든 오이카와가 실눈을 가늘게 뜨고 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이와이즈미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와….” “시끄러.” “시작됐지?” “아니야.” “왜 안 먹었어? 설마 그 징크스 때문에?” “조용히….” 가늘게 뜬 오이카와의 눈이 번쩍 뜨이...